회고

조금 늦은 2022년 회고 + 취업 후기

jwKim96 2023. 1. 30. 02:24

이번 글은 한해동안 일어난 일들과 느낀 감정들을 회고하는 글이기 때문에 평어체로 작성한다.

0. 나에게 2022년은 어떤 의미인가

2022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시간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즐겁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고, 짜증나기도 했고, 때때로 성취감도 느꼈다.
이 덕분에 2022년 1월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보면 기술적,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
(유치원생이 초등학생이 되었는데 '나는 다 컸다'라고 생각하는것 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ㅋㅋ)

1. 코드스쿼드

2021년 12월 협업을 중요시 한다는 철학을 가진 교육기관을 찾아 헤맸다.
그러던 중 코드스쿼드와 인연이 되어 6개월간의 과정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그저 의욕이 앞서서 내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나를 몰아붙였다.
초반에는 과제도 잘 제출하고 학습 정리도 빼곡히 적어서 제출했었지만 곧 지쳐갔다.
그러다가 건강도 악화되어 맹장이 터져서 한동안 입원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슬럼프를 몇번 겪게되고 내 페이스를 찾아가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좋은 동료들과 함께 그 시간을 벼텼기에 그 슬럼프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분위기를 띄우고, 좋은 자료를 공유하고, 감정을 공유하고, 나도 모르게 피식하게 되는 아재 개그도 하고 🤣

그리고 교육 과정 또한 내가 겪어본것들과는 아예 달랐다.
지식보다는 배우는 자세를 배웠고, 사람들을 통해 사람에 대해 배웠다.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알게되었고, 내가 뭘 해야할지 생각하는 힘을 얻었다.

2022.06.30 코드스쿼드 수료식

그렇게 하루 하루 보내다 정신차려보니 나는 호눅스에게 수료장을 받고있었다.
사실 얼떨떨했고 진짜 이렇게 코드스쿼드 끝나는건가 싶었다.

그렇게 좋은 기억과 더 내가 흡수를 못했다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는 '수강생' -> '수료생 + 백수' 가 되었다.

2. 수료 후

수료 후 초반에는 아무튼 뭔가 끝났다는 성취감에 젖어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금세 공부 페이스를 잃고 2주가 지나니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코드스쿼드 동료들과 함께 만든 커뮤니티 덕분에 해이해진 내 생활을 다시 다잡고 공부 습관을 다시 들일 수 있었다.

(습관을 다시 잡는데 많은 도움을 준 Chloe-bot)

2.1 식도락

그러던 중 쿠킴, 포키 그리고 코드스쿼드 FE 의 럼카, 호이와 함께 식도락이라는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코드스쿼드에서 아쉬웠던 것, 시도해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시도해봤다.
사실 우리가 첫 회의때 모두 똑같이 생각했던 것이 코드스쿼드에서 프로젝트 기간이 짧은게 아쉽다는 것 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간을 길게 가져갔고, 그 덕분에 기획, 설계, 구현, 테스트, 운영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체계적으로 단위 테스트, 통합 테스트, 문서 테스트 작성(DCI 패턴으로 단위 테스트 작성)
정적 분석기 도입(Jacoco, PMD, SonarCloud), IaC(Terraform) 도입, 컨테이너 기반 배포 환경 등

팀원들은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와 도구, 방법론들을 가져왔고 우리는 건설적으로 토론하고 적용했다.
또 팀원들은 나의 사소한 말이나 생각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발전적인 방향으로 반응해줬다.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긴했다.
'내가 이런걸 시도해봤으면 어땠을까?' '이거 대신 이거를 해봤으면 어땠을까?' 등등...

하지만 식도락은 내 취업준비기간에 한줄기 빛이 되어주었고, 지금도 팀원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많다.
그래서 앞으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은 프로젝트로 남게 될것 같다.

2.2 지원 준비 & 시작

식도락 프로젝트 중간에 한 팀원이 먼저 취업해서 떠나고 사실 프로젝트가 어수선해졌다.
그러면서 나도 조금씩 취업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다른 팀원들도 조금씩 그렇게 됐다.
결국 TODO 는 남아있었지만 다 쳐내지는 못했고 이는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미뤄놨던 공부를하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하루종일 채용플랫폼에서 지원할 공고 찾느라 시간을 다 보내기도 했다.
계속 조금 더 준비하고 지원하자고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연말이 다가오는 시간이 되었다.
이러다가 영원히 준비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봐뒀던 공고들에 지원하고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며 얼어 붙은 채용의 문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하루가 지나가다 결국 연말이 되고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쳤다.

2.3 오사카 여행

너무 지쳐있던 12월 말 정말 오랜만에 해외로 놀러갔다.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이국적인 일본의 모습은 낯선곳임에도 묘한 안정감을줬다.
그리고 평소에는 책상에 앉아있을 시간에 관광지를 거닐고 여유롭게 말차도 마시곤 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충전하며 연말 연초를 보내고 돌아와 다시 지원을 시작했다.

3. 결국

지원하던 중 어떤 회사에서 면접 제의가 왔다.
다행이 설 연휴 후 면접 일정이 잡혀서, 연휴동안 틈틈히 계속 면접준비를 할 수 있었다.

면접 당일 CTO 님과 백엔드 리드님 두분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셨다.
기술면접 시작 전 서비스가 어떤 비전을 갖고있고 현재 어떤 과제들이 있는지 먼저 설명해주셨는데
이때까지 먼저 설명해주신 면접관분을 만나본 적 없어서 정말 인상이 깊었다.

기술면접 질문들도 내 이력과 내가 공부한 것, 내가 한 프로젝트를 자세히 살펴보셨다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질문들에서 면접관님들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고, 내가 모르는 부분도 알게되었다.
긴장해서 말을 더듬거나 횡설수설 해도 끝까지 기다려주셨고 이게 내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미처 대답하지 못한 부분은 면접이 끝나고 어떤 답을 원하셨는지 찬찬히 알려주신것도 감사했다.
이렇게 시작부터 인상깊었던 면접은 그 과정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컬쳐 면접도 같은날 진행했는데 면접 보다는 대화에 가까웠다.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 나의 성향에 대해 얘기하며 현재 회사의 문화가 왜 나와 잘 맞는지 나를 설득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면접이 끝나고 '이 회사처럼 좋은 시니어분들과 좋은 문화를 가진 곳에서 일하고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을 졸이다 몇일 후 다음과 같은 내용의 메일이 도착했다.

정말 뛸듯이 기쁘다가도 실감이 안나서 얼떨떨한 상태로 가족들에게 연락을 돌렸는데 나보다 더 기뻐해 주셨다!😄
그리고 얼마 후 내가 지원했던 공고가 '지원 마감'이 되는것을 보면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북마크한 공고가 지원 마감된 경험이 있었기에 그런 것 같았다.

4. 다시 시작

나는 이전에 한번 회사를 다녀본 경험을 통해 취업은 골인 지점이 아닌 스타트 지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다.
그래서 합격이라는 단어는 '이제 됐다..!' 라는 생각보다는 나에게 큰 성취감과 동기부여를 주었다.

이제 빨리 회사에 적응해서 서비스 성장에 기여하며 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나가보려 한다.

..화이팅!